당신이 고른 학교가 사라진다
**교육 투자의 새로운 공식: 브랜드가 아닌 생존 확률을 계산하라** 2025년 가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벌어진 광경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씨가 노트북을 펼쳐놓고 대학알리미 웹사이트를 뒤지고 있었다. 화면에는 각 대학의 취업률, 충원율, 등록금 정보가 빼곡했지만, 그가 진짜 알고 싶은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이 대학이 존재할 것인가?" 이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26년 1월 발표한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사립학교 구조개선


교육 투자의 새로운 공식: 브랜드가 아닌 생존 확률을 계산하라
2025년 가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벌어진 광경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씨가 노트북을 펼쳐놓고 대학알리미 웹사이트를 뒤지고 있었다. 화면에는 각 대학의 취업률, 충원율, 등록금 정보가 빼곡했지만, 그가 진짜 알고 싶은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내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이 대학이 존재할 것인가?" 이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026년 1월 발표한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사립학교 구조개선 지원 방안(CIP2026-01)'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한 사립학교의 자발적 구조개선, 즉 폐교를 유도하는 정책이 공식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교육 투자의 패러다임은 근본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 30년간 학부모들이 신봉해온 '일단 이름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 미래는 보장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학령인구는 2023년 기준 연간 출생아 수가 23만 명대로 떨어졌고, 이는 18년 후인 2041년 대학 입학생 수와 직결된다. 현재 40만 명 수준의 대학 정원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대학이 살아남을 것인가'는 이제 입시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되었다.
그런데 정보의 비대칭성이 문제다. KEDI의 또 다른 연구(RR2025-34, '수요 맞춤 고등교육 성과 정보 관리 체계 구축 연구')는 학생과 학부모가 대학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정보가 '장래성 및 사회적 평판'과 '교육과정의 현장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제공되는 공식 데이터는 이런 핵심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대학알리미가 보여주는 취업률과 충원율은 대학의 현재 상태를 보여줄 뿐, 10년 후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이러한 '정보 부족의 사회적 비용'은 결국 학부모들이 떠안게 된다.
더욱 역설적인 것은 위기가 예상과 다른 방향에서 닥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부터 순차적으로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중간한 포지션'에 있는 사립대학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최상위 대학들은 브랜드 파워와 기부금으로, 최하위 대학들은 정부 지원금과 특성화 전략으로 버틸 수 있지만, 중간 지대의 사립대학들은 등록금에만 의존하면서 혁신 동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이 학생 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교육 투자는 '어느 대학에 합격할까'를 넘어 '어떤 대학이 10년 후에도 살아남을까'를 예측하는 투자 관점으로 진화해야 한다. 과거의 명성이나 현재의 랭킹보다는 대학의 재정 구조, 혁신 역량, 사회적 필요성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눈이 필요하다. 브랜드 가치에 현혹되어 투자하는 것은 이제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이 추구해야 할 것은 '최고의 대학'이 아니라 '최악의 선택을 피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다.
결국 교육은 투자다. 그리고 모든 투자의 기본 원칙은 수익률보다 원금 보전이다. 아무리 화려한 간판이라도 그 대학이 사라지면 모든 투자는 물거품이 된다. 이제 현명한 학부모라면 대학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할 때다.